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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 of lighting

사진술에 대한 고찰, 필름의 특성곡선

by Blinding-Lights3 2022. 10. 7.

카메라, 사진술

 

 

특성곡선

 이 글에서는 주로 라이팅에 대해서 논의하되 기본적인 사진술에 대해서는 논의를 확장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름의 특성곡선은 검은 배경에 검은 피사체나 흰 배경에 흰 피사체를 라이팅 할 때 몇 가지 테크닉들을 규정한다. 그 이유를 밝히기 위해 우리는 특성곡선에 대해 간략히 논의하고자 한다. 시중에 이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 놓은 책들도 많이 있다. 여러분들이 이미 읽은 책에 따라 생긴 지식을 이 부분에 필요한 만큼 여러분의 관심을 기울일 수 있을 것이다.

 필름의 특성곡선은 빛에 노출되는 양에 따라 농도가 변하는 네거티브 필름의 특성을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필름과 현상 조건에 따라 약간 다른 형태의 특성곡선이 나타난다. 하지만 우리는 특정 필름의 특성곡선보다는 일반적인 원칙에 더 관심이 있다.

 우리는 특정 필름의 특성을 고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농도'와 '노출'이라는 말의 수학적인 정의에 관한 논의도 역시 생략하고자 한다. 곡선의 모양은 노출에 대한 필름의 반응을 매우 명확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우리는 계산하지 않고도 한눈에 이 원칙들을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이상적인 필름과 잘못된 필름의 특성곡선을 살펴볼 것이다. 그 두 개의 특성곡선은 실제 필름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설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상적인 필름

이상적인 필름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아마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필름의 문제점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이상적인 필름이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를 상상해 보아야 한다. 간단하게 설명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상적인 흑백 네거티브에 대한 이론을 논할 것이다 (컬러 필름은 각 감광유제층에 해당하는 세 개의 곡선을 가지고 있다. 리버설 필름의 특성곡선도 유사하지만 그 방향이 반대이다).

 특성곡선은 두 개의 그레이 스케일을 비교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즉 화면에 의해 만들어진 노출 단계를 나타내는 그레이 스케일과 네거티브에서 농도의 단계를 나타내는 그레이 스케일을 비교하는 방법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우리가 특성곡선에 관해 이야기할 때 '노출'의 의미는 사진을 찍을 때와 약간 다르다는 것이다. 사진가들이 사진을 찍을 때 말하는 '노출' (예를 들어 f/22, 1/60 초라고 하는)이란 네거티브 전체 면에 동시에 같은 노출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사용된 '노출'이라는 말은 이러한 조명 조건에서 피사체를 촬영하려면 카메라를 어떻게 조절해야 할까?'라는 질문에는 부합될 수 있다. 하지만 사진가들은 장면의 각 부분의 밝기에 따라 필름의 각 부분에 노출되는 빛의 양이 각기 조금씩 다르다는 것도 알고 있다. 아무것도 없는 동일한 밝기의 텅 빈 벽을 촬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필름은 화면 속의 여러 회색들에 의한 한 그룹의 다양한 노출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특성곡선에서 노출 단계에 대해 논의할 때는 '그 장면'을 의미하는 것이지 다양한 노출을 준 많은 수의 네거티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일반적인 특성곡선은 10단계로 구성된 그레이 스케일을 포함하고 있는 장면을 이상적인 필름으로 촬영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

 이러한 그래프에서 수평축은 노출 단계를 나타낸다. 노출 단계는 원래 장면의 회색 톤이다. 수직축은 농도 단계를 나타낸다. 농도 단계는 현상 처리된 네거티브에서 장면의 노출 단계에 해당하는 회색 톤의 그룹이다.

 그래프 상에서 각 노출 단계의 길이는 모두 같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스케일을 발명한 사진가들과 과학자들이 재현 가능한 회색 톤들의 범위를 동일한 단계로 나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상 처리된 필름에 나타나게 되는 농도 단계의 크기는 서로 같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농도 단계의 크기의 차이가 바로 특성곡선에서 그래프로 표현하고자 하는 필름의 특성인 것이다.

 이상적인 필름의 중요한 특성은 각 농도 단계의 크기가 모두 다 같다는 것이다. 만일 여러분이 수직선상에 '2'라고 표시된 곳과 '5'라고 표시된 곳의 길이를 측정해 본다면 그 길이가 서로 같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이상적인 필름의 경우 노출의 변화는 그에 정확하게 대응하는 농도의 변화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그런 네거티브의 농도는 더 짙을 것이다. 하지만 첫 번째와 유사한 프린트를 만들 수 있다. 농도 단계의 관계가 여전히 같기 때문이다.

 만일 이상적인 필름이 존재한다면 그것으로 촬영하는 것은 아주 쉬울 것이다. 이상적인 노출값에 대해 조금이라도 걱정이 되면 단지 노출을 더 주기만 하면 될 것이다. 그 결과로 만든 네거티브는 동일한 그레이 스케일을 가진 프린트를 만들어 낼 것이다(우리가 이상적인 필름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한 입상성도 좋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잘못된 필름

 사진가들이 일상적인 작업에서 필름의 특성곡선을 이용하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실제 장면이 사진에서는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 미리 예견해 보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머릿속에는 항상 특성곡선의 형태에 대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이미지는 실제 필름에서 발견되는 문제점들을 약간 과장시킨다. 우리는 이처럼 과장된 예를 '잘못된' 필름이라고 부를 것이다

 여전히 같은 장면을 촬영하고 있기 때문에 수평축의 노출 단계들은 첫 번 째 그래프와 동일하다. 하지만 수직축의 농도 단계들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라. 노출 측의 1에서 3단계에 해당하는 농도 단계의 변화가 적게 나타났다.

 8에서 10단계까지도 마찬가지이다. 섀도와 하이라이트는 모두 매우 압축되었다. 여기서 압축되었다는 것은 서로 농도차가 많이 나서 구별하기 쉬웠던 실제 장면의 톤들이 사진에서는 아주 비슷해서 구별하기 어려워진 것을 의미한다.

 여러분이 그 문제점을 볼 수 없는 것은 이 사진과 비교할 만한 잘못된 필름도 이상적인 필름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출 결함으로 이 점이 크게 부각되었을 때는 그 문제점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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