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he art of lighting

사진 조명과 표면의 모습

by Blinding-Lights3 2022. 7. 4.

오래된 카메라

 

 

모든 표면은 다양한 각도로 난반사 및 직접 반사 그리고 글레어 반사를 한다. 우리가 어떤 피사체를 볼 때 우리의 눈에는 이 모든 반사광이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반사들 중의 일부를 종종 인식하지 못한다.

 수년간의 학습과정을 통해 우리의 두뇌는 어떤 장면을 볼 때 그 이미지를 편집하여 보는 능력이 생긴다. 이러한 편집 능력은 주제를 산만하게 하거나 중요하지 않은 반사광은 약화시켜 보게 한다. 동시에 우리들이 그 장면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데 있어서 가장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된 라이트의 중요성은 극대화시킨다. 그 결과로 인해 뇌에서 느끼는 정신적인 이미지와 눈이 보고 있는 광학적인 이미지가 판이하게 다를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이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고 하자. 겨울철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의 태양의 위치는 실제로 브라운관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보다 더 밝은 표면반사를 일으킨다. 그러나 몇 분만 보고 있으면 그는 표면 반사를 잘 느끼지 못하고 오직 브라운관에서 방출되는 비디오 이미지만 보게 된다.

 그러나 두뇌는 이미지를 그처럼 효과적으로 편집하지는 못한다. 만약 우리가 그 TV 화면을 표면 반사를 배제하지 않고서 촬영한다면 그 사진을 보는 사람은 스크린 그 자체를 보았을 때와는 달리 사진 속의 반사광 아래의 이미지는 그처럼 잘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왜 이런 차이점이 존재하는지 심리학자들도 완벽한 설명을 하지 못한다. 어떤 운동이 연관성을 갖고 있다고는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다. 약간의 시각적 결함이 스틸 사진에서 일어나는 것보다 영화나 비디오테이프에서 덜 하다고는 하지만 큰 차이는 없다.

 사진가들은 두뇌가 실제 장면 자체만큼 그 장면의 이미지를 잘 편집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주의 깊게 다루었으나 실제 촬영 장면에서는 볼 수 없어 간과했던 결점을 사진에서 그처럼 빨리 찾을 수 있는 이유인 것이다. 우리 두뇌의 무의식적인 부분이 우리에게 이질적이거나 모순되는 세부 사항들은 촬영 장면에서 삭제해주는 편집 '서비스'를 수행한 것이다. 그러나 사진을 보는 사람은 똑같은 세부 사항들을 사진 속에서 완전히 의식하게 된다.

 우리는 여기서 시적인 착상을 얻을 수도 있고 무관심한 관찰자는 결코 눈치채지 못하는 진실을 들추어내어 보여주는 사진술의 힘이 바로 여기에 존재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기술분야의 서적이므로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만을 다룰 것이며 철학적인 문제는 다른 저자들의 몫으로 남겨두고자 한다.

 

 

편집자로서 사진가

 사진을 만들 때 의식 있는 사진가로서 우리들은 대개 두뇌의 무의식에 의해 행해지는 편집 과정의 일부를 수행해야만 한다. 사진에 있어서 라이팅은 주로 하이라이트와 섀도라는 두 극단적인 측면을 다룬다. 이 두 가지가 다 만족스러우면 그 중간에 해당하는 부분도 역시 만족스러운 경우가 많다.

 하이라이트와 섀도는 형태와 모양 그리고 원근감을 나타내 준다. 그러나 어떤 물체의 표면이 어떤지를 나타내 주는 데는 하이라이트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장에서는 주로 하이라이트와 표면에 우리의 관심을 집중시키고자 한다. 우리가 예로 든 피사체는 대부분 평평하거나 이차원의 피사체이거나 혹은 그에 가깝다. 다음 장에서는 삼차원의 피사체를 이용하여 약간 더 복잡한 문제들을 다룰 것이며 섀도에 대해 더 자세한 논의를 하겠다.

 앞의 글에선 우리는 모든 피사체의 표면은 난반사와 직접 반사를 모두 일으킨다는 것과 직접 반사의 일부는 편광된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표면이 이 세 종류가 골고루 섞인 반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표면은 이 세 가지 중 어느 한 종류의 반사를 훨씬 더 많이 일으키는 것이다. 이처럼 각 종류의 반사가 일어나는 양이 다르기 때문에 피사체의 표면도 그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의식적으로 사진의 이미지를 편집하는 첫 단계 중의 하나는 피사체를 바라보고 피사체를 그렇게 보이도록 만드는 반사의 종류가 무엇인지를 판단하는 일이다. 그다음 단계는 어떤 반사는 극대화하고 다른 반사는 최소화하여 촬영할 수 있도록 라이트와 피사체 그리고 카메라의 위치를 잡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사진을 보는 이에게 어떤 종류의 반사를 보게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사진을 보는 이가 원하는 반사는 보고 다른 반사는 보지 못하도록 솜씨 있게 촬영을 한다.

 '조명의 위치를 잡는다'는 것과 '솜씨 있게 촬영한다'는 것에는 스튜디오 내에서 라이트 스탠드를 이리저리 움직인다는 것도 내포되어 있지만 반드시 그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스튜디오 밖에서 카메라의 시점, 촬영 날짜 그리고 촬영 시간을 정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 장에서는 스튜디오 안에서 촬영하는 것을 예로 들 것인데 그 이유는 단지 우리가 구체적인 사항을 분명하게 예시할 수 있도록 조절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원칙은 어떤 종류의 사진 촬영이든지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제 몇 가지 구체적인 사항을 짚고 넘어가자. 이 장의 나머지 부분에서는 기본적인 여러 종류의 반사를 최대로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몇몇 피사체들의 예를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그 피사체에는 적합하지 않은 반사를 이용해 촬영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도 살펴보게 될 것이다.

 

 

난반사의 이용

 사진가들은 때때로 그림이나 삽화 혹은 오래된 사진을 촬영해 달라는 요청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런 '복사작업'은 직접 반사가 아닌 단지 난반사만의 조명이 요구되는 대표적인 예이다.

 지금부터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 이 책에서 라이팅의 테크닉을 예시하기 위한 첫 번째 구체적인 실험인 까닭에 우리는 이를 최대한 자세하게 논의하고자 한다. 이 예를 통해서 경험 있는 사진가가 라이팅의 배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초보자들은 그렇게 단순한 라이팅에서조차 많은 생각들이 결부된다는 것에 놀라겠지만 그 때문에 낙담하지는 말아야 한다. 이 많은 생각들은 모든 사진에 동일하게 적용되며 곧 습관화되어 시간이나 노력을 거의 들이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의 논의가 진행됨에 따라 여러분은 그것을 보게 될 것이며 나중에 논의할 세부사항의 일부분은 생략하겠다.

 난반사가 우리에게 주는 정보는 피사체가 얼마나 검고 흰가에 관한 것이다. 이 책의 인쇄된 페이지들에는 검은색과 흰색이 들어 있다. 이것은 상당한 양의 난반사를 일으키는 영역과 난반사를 거의 일으키지 않는 영역에 의해 결정된다.

 난반사는 빛의 주파수들을 선택적으로 반사하기 때문에 피사체의 색상에 관한 정보도 전달해 준다. 독자의 눈에 무리가 갈 것을 염려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이 책을 청색 종이에 마젠타색 잉크로 인쇄했을지도 모른다. 그랬더라면 그 페이지로부터 난반사된 정보 때문에 우리가 그렇게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난반사는 피사체의 표면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에 관해서는 그다지 많은 것을 알려주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자. 우리가 만일 이 페이지를 종이 대신 부드러운 가죽이나 광택 있는 플라스틱 위에 인쇄했더라도 난반사는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보였을 것이다.

 어떤 그림이나 또 다른 사진을 복사할 때, 우리는 대개 그 작품이 표현되어 있는 표면의 종류보다는 원본 속의 이미지의 색상과 가치에 더 많은 관심을 둔다. 이 책 속의 사진들을 살펴보자. 원본 프린트를 광택 인화지에 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겠는가? 당연히 모를 것이다. 그것은 인쇄업자들이 사진들을 복사할 때 난반사만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