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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 of lighting

유리가 아닌 피사체들과의 복잡한 결합

by Blinding-Lights3 2022. 10. 2.

와인잔, 어두운 화면

 

 

 이번에는 지금까지 제시한 정보들은 유리로 된 피사체들을 전문적으로 촬영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 한 장의 사진 속에 유리가 아닌 대상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어서 문제가 복잡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유리를 촬영하는 데 최상의 조명이 나머지 대상들을 촬영하는 데에는 최악의 조명이 될 수도 있다.

 그러한 예로서, 유리제품의 촬영에서 자주 일어나는 두 가지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먼저, 액체가 담긴 유리잔을 촬영할 것이며, 두 번째로는, 상표가 부착된 병을 촬영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제안하는 방법들은 다른 피사체들의 경우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액체가 담겨 있는 유리

 우리는 액체로 채워진 유리제품을 촬영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 경우가 많다. 맥주가 가득 찬 병들, 포도주로 가득 찬 유리잔들, 향수가 들어 있는 작은 병들, 물고기로 가득 찬 사발들은 모두 흥미로운 도전의 대상들이다.

 

렌즈의 역할을 하는 액체. 광학의 법칙에 따라서, 액체로 가득 찬 동그랗고 투명한 그릇은 렌즈의 역할을 한다. 그 결과로 액체가 들어 있는 피사체는 액체가 없었더라면 카메라에 잡히지 않았을 주위의 대상들을 드러나 보이게 할 수 있다.

 액체가 담겨있는 와인잔은 그런 좋은 예이다. 액체가 담겨 있지 않은 유리를 촬영할 때 사용한 것과 같은 뷰포인트에서 촬영한 것이다.

 화면을 채우기에 충분했던 배경이, 액체를 통해 보게 됨으로써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리잔의 중앙에 있는 흰색 사각형이 바로 배경이며, 그 주위의 어두운 영역은 스튜디오의 나머지 부분이다.

 처음에는 더 큰 배경을 사용하려고 할는지도 모른다(아니면 배경을 더 가까이 옮겨 놓아서 유효 크기를 늘리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파인더보다 더 큰 배경을 사용하면 유리잔의 윤곽을 잘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앞에서 살펴본 바 있다. 그러한 해결책은 때로는 유용하지만, 유리의 윤곽을 특히 잘 표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장에서는 적절치 못하므로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만 한다.

 간단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카메라를 피사체에 더 가깝게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그런 다음, 필요하다면, 이미지의 크기를 동일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초점거리가 더 짧은 렌즈로 교환한다. 그러면 배경이 액체를 통해 보이는 영역을 채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뷰포인트가 가까워지면 항상 원근 왜곡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심화된 원근 왜곡은 액체가 담긴 유리잔에서 보이는 것처럼 유리잔의 테두리의 타원형이 더 깊어진 것을 보면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사진 속에서는 그것을 결점으로 여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피사체의 사진이나, 이보다 더 높거나 낮은 뷰포인트에서 찍은 사진 속에서는 원근 왜곡이 거슬릴 수도 있다.

 

본래의 색을 유지한다. 한 고객이 어두운 배경 앞에 놓인 밝은 색의 맥주잔을 찍은 사진을 필요로 한다고 가정하자. 투명한 용기 속의 액체는 항상 그 배경의 색상을 띠기 마련이다. 만일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밝은 맥주를 어두운 색으로 바꾸어 놓게 될 것이다.

 이 문제의 해결책은, 밝은 중간 톤의 배경을 추가로 설치하는 것이다. 이 보조 배경은, 유리잔에 굽이 달렸거나 불규칙한 형태일지라도 피사체와 같은 형태여야 한다. 또한 유리잔의 테두리 너머로 보이지 않으면서도, 액체 뒤의 영역을 가능한 한 많이 차지할 수 있을 만큼 커야 한다. 이러한 조건이 까다롭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그러한 설치를 만드는 쉬운 방법을 제시하겠다. 그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피사체 뒤에 밝은 톤의 얇은 카드를 설치한다. 흰색이나 은색 카드면 된다. 어떤 사진가들은 액체의 색상과 유사한 얇은 판을 선호해서, 맥주에는 금색을 사용하기도 한다. 유연한 철사를 탁자 표면에 테이프로 붙이면 카드를 보이지 않게 지지할 수 있지만, 아직은 카드를 단단히 고정하면 안 된다.

 

2. 카메라를 없애고 테스트용 조명등으로 피사체를 비춘다. 그러면 피사체의 그림자가 배경에 생기게 된다.

 

3. 배경 위에 그림자의 윤곽을 그린다. 이 작업에는 펠트펜이 편리하다. 그림자의 윤곽을 그린 후에는 카드를 떼어내어 잘라낸다.

 

4. 잘라낸 것을 피사체 뒤에 다시 놓는다. 이때 테스트용 조명등을 치우고 다시 카메라를 놓는다. 카메라로 피사체를 보아 카드와 카메라가 정확하게 놓였는지, 카드의 모서리가 보이지 않는지 확인한다.

 

5. 보조 배경에만 비출 수 있도록 보조 광원을 설치한다. 차광막을 사용하여 렌즈와 피사체에 빛이 닿지 않도록 한다.

 

 

맥주잔, 액체가 담겨있는 잔

 

 

부수적인 불투명 피사체들

 유리를 촬영할 때 부수적으로 포함될 수 있는 피사체들 중에서 투명한 것은 거의 액체일 것이다. 다른 피사체들은 불투명한 경우가 많으므로, 투명한 유리에 적합한 조명 기술들 이외의 기술들이 필요하게 된다.

 그러한 화면의 조명은 대개 배치로 시작된다. 유리 표면의 앞쪽에 하이라이트를 만들었던 광원이 부수적인 불투명한 피사체에도 훌륭한 조명을 줄 수 있다. 많은 경우에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다음 절차는 필름을 노출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밖의 다른 피사체들은 더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 가장 흔한 예들 중 하나로 종이 상표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자연 속에서는 완벽한 직접반사도 완벽한 난반사도 볼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종이에 의해 생기는 반사는 난반사이긴 하지만, 직접반사도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유리표면에 직접반사를 일으키는 조명은 동시에 종이 상표를 흐리게 만들 수 있다.

 이 문제에는 두 가지 해결책이 있다. 그 한 가지는 눈에 거슬리는 광원을 더 높이 올려 설치하는 것이다. 그러면, 종이 위의 직접반사는 렌즈에 닿는 대신 아래쪽으로 향하게 된다.

 만일 유리 위에 좋은 하이라이트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광원을 움직일 수 없다면, 라벨 위에 직접반사를 일으키는 F.O.A. 안의 빛만을 차단할 수 있도록 작은 불투명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이때 고보의 크기와 위치가 중요하다. 만일 고보가 라벨의 F.O.A.를 초과한다면 유리 위에 반사될 것이기 때문이다.

 광원의 위치를 바꾸거나 고보를 사용하면, 유리의 조명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도 부수적인 피사체의 직접반사를 대부분의 경우 거의 제거할 수 있다. 편광필터를 사용하는 것도 또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방법은 거의 효과가 없는데, 유리 위에 생긴 만족스러운 하이라이트의 대부분이 이미 편광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만일 편광필터를 사용하여 라벨 위의 보기 흉한 반사를 제거할 수 있다면, 그것은 유리에 필요한 빛에 방해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주된 피사체를 결정하기

 이번 글에서 우리는 유리를 조명하기 위한 방법으로 브라이트 필드와 다크필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유리가 아닌 피사체들을 한 화면 속에 담으려고 할 때 발생하는 복잡한 상황을 처리하기 위한 몇 가지 방안들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하지만, 그 기술들 중 어는 것을 언제 사용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언급하지 않았다.

 최선의 라이팅은 피사체의 성질에 의해 결정된다. 어떤 피사체가 더 중요한가를 결정하는 것은, 유리와 유리가 아닌 피사체가 모두 포함되어 있는 장면을 조명하는 첫 단계가 된다. 먼저 유리를 가능한 한 잘 조명한 후에 나머지 구성요소들을 고려하여 조정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먼저 전체적으로 조명을 한 후 유리에 필요한 보조 조명이나 반사판, 또는 고보를 추가해야 하는 것일까?

 이것은 순수하게 기술적인 바탕에서만 결정할 수 없는 편집상의 문제이고 예술적으로 결정해야 할 문제이다. 사진의 제목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 누가 돈을 지불할 것인가에 따라서, 혹은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서 같은 장면이라도 다르게 촬영할 수 있다.

 빛의 작용을 이해하는 것은, 늘 찍는 유리 사진을 전문적으로 보이도록 만드는 단순한 능력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우리가 이 장에서 유리 조명에 관해서만 논의한 이유는 빛의 작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는 고전적인 피사체들 중 하나가 바로 유리라는 것을 사진가들이 여러 세대에 걸쳐 인식해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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