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들은 자연이나 사진상의 톤(tone:농도)의 범위를 그레이 스케일 (gray scale)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음악의 음계와 같은 일련의 단계들로 나뉜다.
이러한 일련의 단계들 내에서는 무한한 숫자의 회색 톤을 상상할 수 있다 (그 숫자가 실제로 무한한지의 여부는 물리학자들이 결정할 문제다. 우리 는 그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상상할 수 있을 뿐이다). 그것은 트롬본이 연주할 수 있는 연속적인 음의 범위와 같다. 우리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불 연속적인 피아노의 음과 같은 제한된 수의 농도 단계에 관한 것이다.
그레이 스케일을 수학적으로 분류하는 몇 가지 일반적인 방법들이 있는 데, 이것은 음악에서 음계가 각 문화마다 다르게 구분되는 것과 같다. 많은 사진가들은 안셀 아담스(Ansel Adams)와 몇몇 사진가들이 고안한 9 내지 11단계의 존 시스템(zone system)을 선호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 특정한 그레이 스케일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여러분이 이 미 그런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면 우리가 말하는 내용에 대해 친밀감을 느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레이 스케일이 단계별로 나뉠 수 있다 는 것을 이해하기만 하면 된다.
그레이 스케일의 몇 단계들은 유사한 단계들끼리 한 그룹으로 함께 묶을 수 있다. 마치 음악에서 낮은 음계와 높은 음계로 나누는 것처럼 말이다. 이번 글에서는 그레이 스케일의 두 극단을 이루는 그룹인 섀도(shadow)와 하이라이트(highlight)에 대해서 논의하고자 한다.
그레이 스케일에 대해 이야기할 때의 하이라이트와 섀도라는 용어는 라이팅에 관해 이야기할 때보다 더 포괄적인 의미를 갖는다. 여기에서는 화면에 나타나는 모든 어두운 회색과 검은색을 섀도로 간주할 것이다. 피사체가 실제로 섀도인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필름에 기록될 만큼 적은 양의 빛을 반사하는 모든 어두운 회색은 비록 그 피사체가 화면에서 충분한 조명을 받고 있다 하더라도 그레이 스케일에서 섀도의 영역에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마찬가지로 하이라이트는 흰색을 포함한 밝은 회색을 가리 킨다.
이번 글에서는 단순화시키기 위해서 '회색'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리가 말하는 회색이란 색상을 가진 비슷한 밝기를 가진 것에도 적용된다. 사진가들이 사용하는 '회색'이라는 단어는 색상이 유용성을 갖지 못했던 흑백 사진이 주류를 이루던 시대에 생긴 개념이기 때문에 화가들이 사용하던 '회색 과는 개념의 차이가 생겼다(화가와 일러스트레이터는 항상 색상을 사용해왔기 때문에 그들은 같은 의미를 지닌 명암(value)이라는 말과 덜 혼동하였으나).
하이라이트와 섀도는 왜 중요한가?
사진을 만들어 내는 과정의 각 단계마다 사진가들은 이미지의 질을 평가한다. 이것은 어떤 작업에 사용할 새로운 묶음의 필름을 테스트하는 것으로 종종 시작된다. 다징(dodging)이나 버닝(burming)이 필요 없는 인화를 위해서는 인화 이전에 무엇을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테스트용으로 찍은 폴라로이드에서부터 오프셋 인쇄에 의한 브로셔(brochure)나 잡지를 보고 실제 촬영 상황에서 조명과 노출을 어떻게 했더라면 그것이 다음 단계까지 잘 표현될 수 있었을까 하고 살펴보게 된다.
사진의 품질을 높인다는 것은 완성이 아니라 과정이다. 그 과정은 사진을 만들기 위한 각 단계들로부터 그다음 단계로 이어지는 것이며, 또 그것은 한 사진가의 경력이 쌓일수록 더욱 높아진다.
초보자들도 사진을 볼 때 좋고 나쁨을 알 수는 있으나, 자신들이 좋아하는 관점으로만 판단할 뿐이다. 적당한 선명함, 알맞은 노출과 같은 명백한 원리를 넘어서면 그 용어의 의미는 모호해질 수 있다. 경험 많은 사진가들은 몇 가지 구체적이고 기술적인 평가를 위해 일반적인 용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그 판단들이 구체적이더라도 하나의 이미지에 필수적인 고려사항 인 어떤 기준이 다른 이미지에는 사소한 것이 될 수도 있다. 소위 '품질'이라는 것은 특정 사진에 한정될 때만 확실한 것이 된다.
이 점을 분명히 해 두었으니 이제 이미지의 질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을 열거하고자 한다. 많은 사진가들이 사진을 평가할 때 사용하는 기준을 우선순위대로 매기면 다음과 같다.
1. 섀도 디테일
2. 하이라이트 디테일
3. 기타
섀도 디테일과 하이라이트 디테일을 이토록 강조하는 이유는 그것이 사진이라는 매체에서 가장 불완전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사진의 결함
어떤 날 사진가들은 다른 날보다 더 많은 실수를 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저지를 수도 있는 섀도와 하이라이트에서 디테일의 소실이 반드시 우리의 잘못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그것은 사진이라는 매체 자체가 갖고 있는 문제점이다. 그렇다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모든 것을 잘 처리하더라도 그 문제는 항상 존재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사진술에서는 언제나 아주 어두운 회색과 아주 밝은 회색에서 어느 정도 디테일이 상실된다.
중간 톤의 회색을 잘 기록하는 것은 이주 쉽다. 검은색과 흰색의 톤을 잘 표현하는 것은 약간 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검은색에 가까운 톤과 흰색에 가까운 톤은 우리가 필름을 사용하는 한 결코 만족스럽게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필름 제조업자들이 이 결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이 그것을 완전히 없애 주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필름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모든 것이 디지털 장비로 체재가 발전될 때까지는 비디오에도 똑같은 문제점이 존재할 것이다).
필름이 내포하고 있는 결함은 수용할 만한 것이다. 이것은 수백 만장의 고품질의 사진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로 입증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작업을 서툴게 한다면 필름의 결함에 의해 그것이 확대될 것이고, 이렇게 결합된 문제점들은 섀도와 하이라이트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이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한 이유는 여러분들을 의기소침하게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문제점들이 어디에 있는지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그것에 함축된 의미는 더욱 용기를 준다. 만일 섀도와 하이라이트 디테일에서 품질이 가장 떨어진다면 최대의 개선 효과를 얻기 위해 우리의 관심을 기울여야 할 곳이 바로 그 부분인 것이다.
댓글